동맥혈과 정맥혈
상대방의 손목 부분을 양 엄지 손가락으로 꽉 누른 후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두 세번 정도 하게 해보세요.
손바닥이 하얗게 됩니다.
그 다음에 누르고 있던 엄지 손가 락의 힘을 풀면손바닥이 금세 붉게 변합니다.
어렸을 때 했던 '손에 쥐나게 하는 놀이'랍니다.
이게 의학적으로는 알렌 검사(Allen test)라는 것과 비슷합니다.
알렌 검사를 설명하기 위해 혈관과 혈액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우리 몸의 혈관은 크게 정맥과 동맥으로 나누어집니다.
정맥은 조직과 세포에서 사용되고 남은 찌꺼기, 이산화탄소 등을심장으로 운반하는 혈관입니다.
동맥은 조직과 세포에 사용될 호르몬이나 산소, 영양분 등을 운반하는 혈관입니다.
정맥이라는 관을 흐르는 정맥혈은 깨끗하지 않은 피고, 동맥이라는 관을 흐르는 동맥혈은 깨끗한 피입니다.
정맥혈은 심장으로 들어가고, 동맥혈은 심장에서 뿜어져 나옵니다.
그래서 동맥혈에는 맥박(심장 박동)이 쿵쿵하고 느껴진답니다.
동맥혈에는 산소가 들어있어서 정맥혈에 비해 좀더 맑은 붉은색을 띕니다.
간혹 피검사 하시는 환자분들이 본인 피가 검붉다며 몸이 안 좋은 것 같다고 걱정하시는데, 그건 대부분의 피검사가 정맥혈을 뽑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동맥혈 가스 검사
그런데 동맥혈 (가스) 검사를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혈액 내의 산소 혹은 이산화탄소 등의 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해야 할 때,
산-염기의 균형이 잘 잡혀 있는지 정확하게 측정해야 할 때입니다.
정맥혈보다 동맥혈이 더 정확합니다.
그 결과값에 따라 산소를 더 공급해 주기도 하고,산-염기 균형을 맞추기 위한 약물을 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정확한 동맥혈 결과를 얻기 위해 의료진들은 맥박이 팡팡 뛰는 동맥에서 피를 뽑습니다.
하지만 맥박이 너무 세게 뛰는 큰 혈관에서 동맥혈을 뽑으면 지혈이 안 되어 과다 출혈로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만약 목 부위의 거대 동맥혈관이 짤리면??
대형 사고입니다!
그래서 비교적 지혈이 잘 되는 작은 동맥혈관에서 피를 뽑습니다.
거기가 어디일까요?
엄지 손가락 아래의 손목을 눌러 보세요. 맥박이 느껴지시죠?
그 부위가 알렌 검사를 해서 동맥혈을 뽑는요골동맥(radial artery)부분입니다.
한의사분들이 맥을 짚는 곳입니다.
알렌검사
손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은 크게 요골동맥(radial artery)와 척골동맥(ulnar artery)이 있습니다.
요골동맥이 막혀 있다면 혹은 검사를 한 후 요골동맥이 막혀버린다면?
척골동맥을 이용해서라도 손에 혈액이 공급되어야 합니다.
혈액 공급이 안 되면 조직은 썪습니다.
그래서 동맥혈 검사 전에 요골동맥과 척골동맥을 동시에 꾹 눌렀다가척골동맥 부분의 손가락만 떼어보는 것입니다. 척골동맥의 흐름이 정상적인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정상이라면 하얗게 변했던 손바닥에 혈액이 수초내에 돌아야합니다.
이것이 바로 알렌검사입니다.
어렸을 때 했던 '손에 쥐나게 하는 놀이'는손목 부분을 눌렀던 손가락을 동시에 떼는 것이지만, 알렌 검사는 척골동맥 혈관 부분의 손가락만 떼는 것이라는 차이가 있어요.
알렌 검사를 했는데 요골동맥이 막혀 있으면?
다른 쪽 손의 혈관들에서 피를 뽑아보고, 그것도 안 되면대퇴동맥(femoral artery), 상완동맥(bracheal artery) 등에서 한답니다.
이제 아셨나요?
병원에서 하는 '손에 쥐나게 하는 놀이'는 동맥혈을 뽑기 전에 하는 알렌 검사(Allen test)입니다.
